시위대 의사당 점거 사태…미국 민주주의 오점

대통령 선거인단의 투표결과를 인준하기 위해 모인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린 국회의사당에 시위참가자들이 난입하면서 회의 중이던 의원들이 놀란 표정으로 몸을 피하고 있다. [AP]

미국 민주주의에 오점이 남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확정을 위한 의회 회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 세력의 의사당 난입 사태로 긴급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6일 의회는 주별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하고 바이든 후보를 합법적 대통령 당선인으로 확정하기 위해 상·하원 합동회의를 개최했다.

문제는 회의 시작 1시간여 만에 불거졌다. 바이든 인증 반대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넘어 의회로 난입한 것이다. 의원들은 난입한 시위대를 피해 긴급 대피했다.

경찰은 최루가스까지 동원했지만 시위대는 의사당 내부까지 들어갔다. 상원 의장석은 물론 하원 의장실까지 점거했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며 여성 1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 시위대를 막아서던 경찰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극심한 불상사가 벌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 등을 통해 시위대에게 “의회 경찰과 법 집행관을 지지해달라. 그들은 진정 우리나라의 편”이라며 평화적인 시위를 촉구했다. 또한,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시위대에게 “지금 귀가해 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바이든 당선인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주의에 대한 전례없는 공격”이라고 시위대를 규탄했다.

합동회의를 주재하다가 긴급 대피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의회에 대한 공격은 용납하지 않겠다”며 강력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난입 사태는 주방위군과 경찰 등이 투입돼 4시간여 만에 일단락 됐다. 이날 주방위군 투입은 펜스 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

뉴욕타임스는 “전 세계의 권위주의 국가에서 벌어지는 쿠데타와 폭동을 환기시키시키는 놀라운 장면이었다”며 “4년간 적대와 분열로 휘저어놓은 대통령직이 분노, 무질서, 폭력의 폭발로 끝나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난했다. 한편, 평화 시위를 호소한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선거 주장을 굽히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에게는 도둑맞은 선거가 있다” “이날을 영원히 기록하라” 등의 메시지를 잇달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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