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르면 오늘… FBI국장 사퇴 반발 가능성, ‘러시아 스캔들’ 특검 흔드려는 트럼프
▶ 수사편향 비판메모 공개 승인방침
폴 라이언 연방 하원의장(공화-위스콘신)과 공화당 원내 총무 스티브 스칼리스(공화-루이지애나)가 연방 의사당에서 3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하원 정보소위에서 문서 공개 승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AP]
2016년 대선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의 신빙성을 흔들 수 있는 ’누네스 메모‘가 공개될 경우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사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CNN방송이 복수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1일 보도했다.
이 메모는 공화당 소속 데빈 누네스(캘리포니아) 하원 정보위원장의 이름을 딴 4쪽짜리 문건으로 하원 정보위는 민주당의 반대에도 불구, 공화당 주도로 FBI의 수사 편향성을 비판하는 이 문건 공개를 표결로 결정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기밀을 삭제한 채 이 문건의 공개를 승인할 계획이며 이르면 2일께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백악관 고위 참모들은 메모 공개 움직임에 성명까지 발표하며 강력히 반발해온 레이 국장이 실제 그만두는 상황이 생길까 봐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FBI의 정면충돌 양상으로 사태가 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메모는 FBI와 법무부가 해외정보감시법(FISA)에 따라 트럼프 캠프의 외교 고문을 맡았던 카터 페이지에 대한 감시 영장을 신청하면서 힐러리 클린턴 대선후보 측이 자금을 댄 영국 첩보원 크리스토퍼 스틸이 작성한 보고서에서 나온 정보의 일부를 사용했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건공개 의중을 굳혔으며 지금은 문건의 내용과 공개 후 파장 등을 면밀히 검토한다고 전했다.
백악관과 공화당은 뮬러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면조사 시기를 저울질하는 타이밍에 이 문건의 공개로 특검수사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국정연설을 마치고 하원 의사당을 나오면서 제프 던컨(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이 “대통령, 메모를 공개합시다”라고 하자 “걱정하지 마라. 100%”라고 답하기도 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CNN에 “의원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답을 모른다”고 즉답을 피했다.
공개를 주도한 누네스 정보위원장은 “FBI와 법무부가 1년여간 의회의 정보요구를 무시해왔던 것을 고려하면, 미국인들이 이들 기관의 감시 남용과 관련된 정보를 들여다보는 것에 그럴싸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놀랍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이 보고서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3년 모스크바 미스 유니버스 대회 당시 호텔로 매춘부를 불러 난잡한 음란파티를 벌였으며 러시아 정보당국이 이를 트럼프에 대한 협박용으로 녹화한 내용 등이 담겼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또 FBI와 법무부 내 반 트럼프 정서를 보여주는 기밀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클린턴 측이 사주한 엉터리 자료를 근거로 FBI의 내통 의혹 수사가 진행됐고 그게 지금의 특검수사로 이어지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인 셈이다.
문건 공개에 대해 FBI가 전날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 FBI 간에 정면충돌 양상이 빚어진 상황이다.
문건공개를 계기로 뮬러 특검의 수사에 대한 백악관과 공화당의 대대적 반격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민주당에서는 문건 공개 결정은 뮬러 특검에 대한 공화당의 공세라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누네스 위원장이 작년부터 백악관 측과 문건 공개에 대해 협의해왔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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